2015년 9월 4일 금요일

졸작 기획中 중간작업물 + 자투리 잡설










아트웍의 방향성이 어느정도 진행되고 스토리에서 계속 난항이 계속되는 중간에 그린 '스토리 8컷'. 작품의 내용을 8장(혹은 그이상)의 스틸이미지로 축약하여 구성하는 것이다.

3D로는 힘들어 보이는 아트웍을 고집스럽게 추구한 나도 참...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여러가지 도전을 해보고 싶었었지만 기술적(+환경적) 여건이 많이 부족했다.



여담이지만 -다른 팀원들이 듣는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 작품의 소재나 숨은 메시지는 전반적으로 나의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다보니 이걸 다른 4명의 팀원들에게 다른 메세지로 포장하여 설득해내는게 상당히 어려웠는데, 작품을 잘 만들겠다고 너무 폭주하면서 솔직하게 다 끄집어내려다 보니 굳이 꺼내지 말아야할 것들도 나왔기 때문이다. (다른4명이 열심히 브레이크를 잡아준 게 새삼 고맙다.)

뭔가 나중에 결과물을 보니 생각이상으로 씁쓸한 맛이었다.


그렇다고 나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최선을 다했고 보람찼지만 뭔가 변수에 의해 방해받은 요소가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에 오는 아쉬움이 컸다.

작업과정에서 겪는 문제들도 심각하게 많았고 고된 시간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팀원끼리 싸우지도 않고 좋게좋게 완성까지 이르렀던 것이 더욱이나 고맙게 느껴진다.

 덕분에 부천 국제 학생 애니페스도 진출했고 SBS에서 작품도 상영되고 인터뷰까지 하는 영광을 얻었으니까
(작품 수익이 꽤-세자리수-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졸작위원회나 배급사에서 다먹고나니까 팀원들한테 각자 5만원 정도 남았던가...했다지만 그건 뭐 그렇다 치고.)
'상금으로 회식한다면 김밥나라 정도'라고 농담을 쳤는데 현실이 되었다.

댓글 5개 :

  1. 이 때 그리신 그림에도 현재의 분위기가 드러나는군요.

    저는 팬텀크로님처럼 작품 활동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그 당시에 겪은 어두운 이미지들을 형상화하고 표현하기 위해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그 경험을 표현하고는 싶지만 남에게 날 것 그대로 죄다 토해내고 싶지도 않구요.

    전 그림을 거의 혼자 그리고 남에게 자주 공개하지도 않아서(사실 보여줄 만한 작품도 없구요), 그리고 그림과 전혀 관계 없는 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서 팬텀크로님이 겪으신 것 같은 팀프로젝트 얘기를 들으면 굉장히 생경합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저도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그림에 관한 좋은 추억을 많이 가진 듯 하셔서 부럽습니다.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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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예전의 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듯이 그림은 말이나 글과는 다른 새로운 영역의 언어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다만 그 어법에는 이성보다 감성이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언어체계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경험이지만, 어떤 수업에서 한 번, 과제발표 때 정말로 본심을 드러낸 이야기를 털어놨던 적이 있었습니다. 논리가 존재하지 않는 감정 덩어리같은 걸 토해냈었죠.

      당연히 반응은 매우 싸늘했고, 그 표현에 제약을 두지 말라던 교수님 조차도 망설이는 반응을 보고는, 스스로 어느정도 브레이크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예술대학이란 곳에서는 그런것들이 받아들여질 거라는 막연한 착각이었고, 예술도 결국은 하나의 '소통'이란 부분을 간과했던 거죠.

      특히나 그런 소통을 위해서는 내 이야기만큼이나 상대방의 대화를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팬아트쪽을 주로 노리면서 여러가지 패러디나 오마쥬를 섞기 시작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도 그림에 관한 여러가지 기회를 많이 갖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이 길을 이어나가는 힘이 되는 좋은 추억들이죠.
      한석님도 작품을 만약 하시게 된다면, 동아리나 카페같은 모임을 통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만들어보시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

      응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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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말씀 들어보니 팀프로젝트도 잘만 되면 좋을 것 같네요. 아니면 졸업하기 전에 혼자만의 졸업 작품을 만들어보던가요.

      혹시 민폐가 안 된다면, 가끔 제 그림을 첨삭해주실 수 있을까요? 요즘 제 그림을 저 자신보다 남의 눈으로 보는 것이 좋다는 걸 알게 되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으면 합니다. 한가하실 때 가끔 제 그림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혹은 어떤 게 제가 알았을 때 도움이 될지 간단하게 지적만 해주셔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바쁘신데 괜히 심적 부담감을 드리는게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습니다. 제 실력만으로는 제 그림을 증진시키는 데 한계를 느껴서, 실례를 무릅쓰고 부탁을 드려봅니다. 혹 지금 시간이 여의치 않으시면 나중에 한가하실 때 언제라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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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민폐라니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D
      그림에 왕도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스스로 원하는 이미지가 100% 표현되기까지, 혹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이해되기 까지의 기술적인 노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쁘게 피드백에 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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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감사합니다. 제 카카오톡 아이디로 연락을 주실 수 있을까요? 제 카카오톡 아이디는 knight7537 입니다. 편하실 때 연락 주시면 회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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