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9일 화요일

이들은 전쟁이 정말 하고싶은걸까.

각종 사회의 불만에 들어찬 광기들은 팽배해져 있는데 정치와 결탁한 언론들은 사회적인 분노를 다 받아내지 못하자 심지어 적을 만들어내기에만 급급하다.


오늘 아침 KBS 뉴스는 남녀 1000명을 조사하여 전쟁시에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는 응답자를 연령대로 분류했다. 5~60대가 전쟁이 날 경우 참전하겠다는 의사가 80% 이상이었던 반면에 젊은 층이나 고학력자로 갈 수록 낮아진다는 통계와 함께 '나라 사랑'이라는 의미를 함축시켜서 함께 전달한다.

꽤나 소름돋는 이야기다.

누군가는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성격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애국의 행위로 포장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허나 전쟁의 동기에 앞서서 이들은 먼저 전쟁이란 행위에 대한 현상학적인 접근을 우선하느라 그것이 어떻게 일어날 것이며, 그것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또는 그 전쟁을 통해서 어떤 참상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결과를 등한시한다.


클라우제비츠가 말하길 '전쟁의 유일한 근원은 정치'라 했다. 집단에 의해 결정된 폭력적 만장일치에 의한 파괴행위는 흔히 말하는 인간 개개인이 행하는 원한에 의한 살인과는 매우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만장일치의 폭력은 때때로 애국심이나 예방전쟁 등으로 포장되어 대립요소를 제거하는 방법의 체계적인 정당화의 절차를 거친다.
우리 안의 분노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가지 부당한 이미지들을 통해서 적에 대한 적개심을 만들어내고,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그래서 배제시키는 것이 옳은- 대상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마치 항생제로 병원균을 치료하듯 아주 당연한 행위로 규정하며 전쟁에의 거부감을 희석시킨다.

이들이 전쟁을 방지하겠다는 일련의 움직임들을 봐주고 있자면 정말로 그 방향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부터 든다는 거다.
전쟁에 대한 참상을 개개인의 광기에서 찾겠다면야 어찌 예외의 수를 찾겠다만, 그 인간들의 집단지성이 만들어낸 현명한 판단의 결과가 몇번의 크고작은 퍼레이드 이후에 펼쳐질 인간 학살과 경제적 약탈이라는 사회적 모순이란 것은 상당한 아이러니다.

왜 전쟁을 해야하느냐고 물으면 거기엔 심플하고 분명한 이유가 있을 뿐이다.

'적'이 있으니까.


소셜 네트워크에서 흔히 사회적인 이슈들이나 부당함을 보며 분노하는 사람들 역시 이런 결과를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할까도 궁금하다.
정의에 관한 이런 아주 쉽고 가벼운 결단과 집속력이 있다면 한 때 염산테러로 얼굴이 짓뭉개진 한사람의 인생의 소중함을 외치던 사회가, 어느새 백린탄에 살이 녹아내려 엉겨붙은 몇 백명의 시체는 더 많은 시체의 산 앞에서는 대수로운 일도 아닌 양 치부해버릴 상황에 있을텐데.

정작 나는 인류평화를 주장하는 박애주의자도 아니건만 가끔 저런 언론들의 생각없는 보도 -물론 총선 이전에 안보의식을 강화하고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등의 수면아래 효과를 차치하더라도-를 보면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단순히 현상적으로 관찰하더라도 신화적 상상력이 결여된 20세기 이후에 전쟁이 가져왔던 좋은 효과는 극히 드물다.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와의 갈등을 '배제하고 죽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는 아주 그릇된 판단을 하는데, 동식물을 멸종시키는 방법 처럼 사람을 대하려는 태도는 경솔하기 짝이 없는 인명경시이며 착각이다.
서로 전혀 다른 겉모습을 지니더라도 사상이 통하고 나면 무섭도록 결속되고 퍼져나가는 게 사람의 의지인데, 종교가 굉장히 좋은 예시이지않나.

애초에 공화제를 외치는 나라들이 저딴식으로 전쟁논리를 펼치는 자체가 넌센스고.


나에게 저런 설문을 던진다면, 전쟁이 일어나면 참전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인생의 가치가 어떤지'같은 과분한 생각은 거대한 집단의식에 맡겨두고서 "일단은" 죽고 죽이러 가는거지.



「전쟁」

마을마다 늙은이들 뿐.

주인을 잃은 심장.

상대 없는 사랑.

풀, 먼지, 까마귀.


그런데 젊은이들은?


관 속에.



나무는 홀로 말라가고.

여자들은 막대기 처럼

독수공방.

증오엔 약도 없는데.


그런데 젊은이들은?


관 속에.


-미겔 에르난데스 (Miguel Ernandez) -

문제의 물건 PIECE

예전에 킥스타터로 한창 떠들었던 그 물건.

아이팟을 아이폰 처럼 쓸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광고했던 Piece란 것이,


오늘 도착했다.


블루투스 페어링으로 SIM을 연결해서 전화기처럼 앱연동을 통해 쓸 수 있다는 건데,
내 평생 멜론을 공짜로 제공하는 음악감상의 노예 모토로이는 냅두고(...)
아이팟을 애용하다보니 구미가 당겨서 킥스타터에서 1월달에 투자했던 물건이 이제 도착.

그사이에 이사를 해버리는 바람에 계속 문앞에서 닷지당하전 우체국 아저씨한테 어떻게든 연락이 닿아 겨우겨우 물건을 받을 수 있었다.


긴말은 필요 없고 바로 구동!


.......?


모토로이가 유물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유물 이었을 줄은...

Mini SIM이라서 Micro SIM 슬롯에 들어가질 않는다;


하지만 애초에 SIM규격은 단순 사이즈의 차이일 뿐



SIM_깎는_노인.jpg

깎는다.
괜찮다. 가운데 칩만 상하지 않게 플라스틱을 쫙쫙 짤라준다.



그리고 꽂아서 구동까지 성공-
했지만 계속해서 뜨는 "No Service"란 문구.


 Aㅏ.

그러타..


국내 WCDMA 규격은 지원을 안하는 것이어따.


지금이라도 혹시나 PIECE란 물건에 꽂혀서 주문하려는 사람은 마음을 접길.
국내에서 못쓴다. ㅇ<-<

정확하게는 이하의 규격만을 지원한다고 한다.
GSM850MHz, EGSM900MHz, DCS1800MHz and PCS1900MHz

위를 제외한 CDMA, WCDMA는 현재 지원하지 않는단다. ㅅㅂ

뭣보다 저거 쓸려면 계속해서 블루투스 페어링을 하면서 백그라운드로 실행시켜놔야 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아이폰에 비해 배터리용량이 절반밖에 안되는 아이팟은 당연하게도 배터리 광탈 현상이...

이렇게 인생의 첫 킥스타터는 실패했다.

2016년 3월 2일 수요일

SD

S 슈퍼 D 대가리의 약자가 아니라..
S 숏 D 다리도 아니라...
Super Deformed.
가면 갈수록 데포르메 표현의 한계를 많이 느낀다.

지금 까지는 내가 분명 좋아서 그리던 것이었기 때문에 어떤 분명한 미학의 지향점이 있었고 거기에 맞춰나가면 되는 외형이었는데, 좀 더 개성을 찾고싶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인체의 표현에 너무 얽매여서 "이 밖으로 나가면 안돼!"같은 선을 무의식적으로 긋고있는 건 아닌가 싶다.





요컨데 이런 이미지도 그릴 당시에는 관절의 꺾임이나 손/발목의 굵기에 꽤나 데포르메를 가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림 전체의 조형에 묻혀서 크게 부각되지 않게 되었다.

아니 이전에 그리던 것 보다는 오히려 이게 좀 더 자연스러운 굴곡을 만든다는 느낌이 든다.

만화를 그리게 되면 일러스트와 가장 큰 차이점이, 스토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가해지는 맥락상의 연출방식에서 그 장면에 맞는 데포르메를 요구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흔하게 스틸샷으로 찍혀서 '작붕'이라고 자주 까이는 마츠모토 노리오씨의 작화의 경우는 그 전체의 흐름과 맥락을 보지 않으면 왜 이런 웃긴짤방 같은 장면이 나오는지 도저히 알 길이 없다.
(이 사람은 애니메이팅의 기본이라고 하는 액션의 준비단계인 '키포즈'를 쓰지 않으면서도 원근법, 무게감, 속도감을 자신만의 스타일을 통해 자유자재로 연출해내는 괴물이며, 개인적으로 정말로 존경하는 사람중 한 명.)

데포르메는 단순히 작가의 미적인 지향성을 비롯해 의도적인 흐름의 역할 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앞서 말한 시간적인 흐름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좀더 파고들자면 캐릭터의 성격을 연출하는 분명한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군대말로 'FM을 알아야 가라를 친다'고, 기본적인 대상에 관한 정확한 지식과 뚜렷한 방향성이 부족하다면 '데포르메'의 난이도는 높아진 다는 것.

나는 내 스스로 인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함을 여실히 느낀다. 사실 그림 좀 그린다는 사람들에 비해서 나는 그렇게 그림을 충실하게 연구한 사람이 아니기에 느껴지는 갭은 더 심하다.

지금은 스케쥴이란 벽에 숨어서 변명을 늘어놓지만, 그림을 좀 더 내 손에서 자유롭게 굴릴 수 있으려면 아직 10년은 멀은 듯.

2016년 3월 1일 화요일

새로운 리그의 심판 만화 준비중

그동안 항상 (개인적으로)문제가 되어왔던 부족한 스토리를 커버하기 위해서 새로운 시나리오로 준비중. 기존 리그의 심판은 일단 마무리하고 (그래봤자 3페이지도 안남았지만) 스토리작가분과 협업해서 인벤에 공개할 예정. 물론 지금은 눈썹이 휘날리게 바쁘다보니 실제 작업기간은 5월 중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