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1일 수요일

번역을 하면서 느끼는 것

<인벤 베스트 팬아트의 영광을 모 치킨업체에 바칩니다>


오리아나 만화를 연재하면서부터 영어 번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다.
개인적으로 번역을 했더니.. 편집 자체의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발번역의 후폭풍이 장난이 아니었기에 (....)

실제 영어권 지역의 사람들에의 번역은 단순히 직역하는 수준을 떠나서
"문법"도 "단어"도 아닌 "화법"에서 가장 큰 차이를 느꼈다.

캐주얼한 만화의 대사들은 대체로 센스를 중요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먹히는 그런 센스가 과연 타국에서도 먹힐까?

예를 들어서 첫장면의 소나가 '~♩~♪'를 흥얼대는 부분은 사실 '어법버버'라는
벙어리의 말을 약간 희화한 것이다. 

내가 주로 활동하는 인벤에서는 가장 먼저 '우웅짤'(아멜은 무리수를 뒀다) 패러디를 중심으로 이것이 퍼졌다. (롤의 우웅짤 3분의1은 내가 그린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상관없어)
귀여움을 강조하는 중간에 개그포인트로 섞었기 때문에 단순히 희화하는 포인트에서 빗나나고, 그 뒤에 드문드문 등장하면서 소나의 '어버버-귀여움' 코드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저런게 '센스'정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는데...

특히나 미국이나 유럽등에서 이 표현은 굉장히 위험한 오해를 살 여지가 있으므로 삭제.
MLP의 더피 후브즈 같은 캐릭터가 대표적임. 모에요소를 업더라도 비하는 비하라는 사실..


나머지는 역시나 화법의 차이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대부분.
충분히 Have나 Get, Take같은 기본동사로 표현할 수 있는걸 못찾아서 어려운걸로 덕지덕지 붙이면 결국 일반적으로 쓰는 표현이 아니기 때문에 어색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쉽게 말해서 외국인이 영어만화를 한국어로 번역하는데 "창문이 깨졌어요"를
"창문이 멸망했어요"라고 번역하는 꼴.
(마블코믹스 한글판 앱을 봐보면 확 와닿을거임)

그렇게 이래저래 고생을 해서.. 최근에는 아예

[한국어-영어로 번역해주는 한국인]
+ [본인이 장면상 표현하고픈 분위기를 설명]
+ [영어번역을 자연스럽게 다듬어주는 외국인]

으로 3단계 번역을 하는 구조가 됨.



내가 굳이 외국어로 꼭 번역을 해야되나 하는 생각도 가끔 들지만
한국어를 그만큼 잘 하는 외국인이 주변에 음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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