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내려가 있는 동안 보수동 책골목에 들러서
정말 오랜만에 -한 10년 됬나- 책속에서 헤엄쳐보았다.
마침 부슬비가 내려서 비를 피할 명분으로 눌러앉아
몇시간을 둘러보면서 죽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끼고있던 헤드폰을 귀에 걸치고서,
은은하게 들리는 클래식 음악과 초여름의 빗소리를 들으며
헌책속에 둘러쌓인 기분은 한마디로 천국이었다.
헌책방의 매력이란 이런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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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이 정말 경남쪽의 헌책은 다 모이는데다 항구를 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외국도서의 물량도 상당하기 때문에 마음먹고 책방 뒤지겠다고 생각하면 진짜 몇시간 정도는 점프할 각오로 가는 것을 추천.
게다가 전시해놓은 책이 전부도 아니기 때문에 책방 주인한테 "이러이런 책 좀 더 보고싶은데 있느냐"고 물어보면 아예 보스스테이지창고로 안내해주기도 하는데, 말그대로 점포에 책을 더 놓을데가 없어서 적재해둔(...)곳 이기에 건물 2~3층이 전부 책밖에 없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카페 등으로 바뀐 건물도 있는 듯 하다.)
물론 원하는 책을 알고있다면 직접 찾는거보다 물어보는게 훨 빠름. 웬만한 책은 주인아저씨/아줌마가 다 외우고 있기 때문에 1분안에 찾아주심.
왜 갑자기 장황하게 보수동 썰을 풀었냐면
참고용으로 쓸만한 알짜 사진집들을 매우 헐값에 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
나도 사진집 15마넌치 지름 헿헿
(원가: 40만원+@ 상당 / 인터넷 헌책 시세: 28만원)
요즘은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사진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알짜 사진집은 거의 3~500장에 달하는 고화질 사진이 빼곡하게 한권에 다 들어있는데다가 작가의 의도나 컨셉에 따라 정연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구글 이미지검색으로도 동일한 퀄리티를 유지하는 사진자료를 대량으로 찾는 건 힘듬.) 괜찮은 책 한권이라면 훨씬 양질의 참고자료가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좋은 책이 있다면 도움이 안되는 책도 있기 마련이므로.. 손에 때 좀 탈 각오를 하고 물티슈 하나 사서 헌책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대단히 재미있는 경험일거란 이야기를 하고싶었음..ㅋㅋㅋ
# 그림그릴 때는 인체 해부학도 좋지만 자세와 표정이 아주 다양하게 실려있는 현대무용 사진집도 매우 좋다.
그러고보니 나 누구한테 얘기하니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