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8일 일요일

영혼 없는 그림

정말 내가 이걸 그리고 싶다는 느낌이 왔을 때 그리는 그림은
그게 완성도가 높건 어쨋건, 내 느낌을 담았기 때문에 좋은 그림이 된다.

반면에 리퀘스트나 외주형식은 상당수 상대방의 조건에 맞춰서 그리기 때문에,
내가 이사람의 느낌을 제대로 알 수도 없고 하니 내스타일로 잡는 수 밖에 없긴 하다.


이게 어떤 면에서는 참신하게 시너지를 일으켜서 좋은 효과가 나오기도 하지마는

반대인 경우는 정말 영혼없는 그림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다.


최근의 그림을 예로 들면 '니달리x렝가'.

뭔가 자꾸 안잡혀서 배경에 계속 다른캐릭터를 넣고 또넣고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퀄리티를 암만 쥐어짜도 결과적으로 정이 잘 안들어가는 그림이 됬다.

애초에 중간에 가장 눈에 띄어야 할 캐릭터부터 영 감이 안잡히는 각도다.

구석 구석 보면 재미는 있다.
근데 종합적으로 오는 느낌이 없다.


이런 류의 그림을 영혼없는 그림이라 부르는데,

특히나 리퀘를 줄 때,

내가 전혀 모르는 소재를 던져주는 케이스 (마기...젠장)

NSFW (not safe for work,즉 회사에서 보기 난감한 성인물)류의 그림을 요청하는 케이스(여담이지만 19금 계통은 평생 그려 본 일이 없다. 벗거나 야한 거라면 모르지만 -물론 보는거야 좋지만, 포르노를 좋아하는 영화인은 무조건 포르노물을 찍어야 하나? 같은 논리.-)
 그림체 뛰어난 좋은 상업지 많은데 왜 굳이 내 그림을 딸감으로 쓰려고 하나. 제발 아서라.

손가락 각도까지 일일히 지정하는 시어머니 같은 케이스
이쯤되면 리퀘가 아니라 하청받는 느낌.


내가 돈도 안바라면서 남한테 그림받는 이유는 덕분에 나도 색다른 거 그려가면서 경험을 쌓는 목적인데, 너무 이기적으로 자기 덕질하는데에만 집중하느라 그려줄 사람 배려도 없으면 그게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되나.
나도 멀쩡하게 직업있는 사람이고 내 시간 아까운 줄 아는 사람인데.



내가 내그림 그릴때 완성도 뽑는거랑 리퀘 할때 완성도 뽑는게 차이가 나는 건 그만큼 상대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대충그려주면 안된다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기 때문인데
너무 생각없이 던지는 리퀘는 참.... 이건 내가 리퀘받는다 해놓고 대놓고 거절할수도 없고..

개난감.

결국은 그린 보람도 없는 영혼리스 그림.

댓글 3개 :

  1. 팬텀크로님 그림잘보고있어요 힘드신거같아서 안타깝네요ㅠㅠ..힘내셨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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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ㅎㅎ 보통은 항상 밝은텐션을 유지할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푸념 늘어놓을 곳이 없으면 또 그게 힘들더라구요. 이런 흑염룡의 기운이 설치는 곳을 보여드려 부끄럽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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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개인적으로 팬텀크로님 밝은모습좋아해요 헤헤 인벤에서 드립해주는것도 재밌구요!그리고 힘들때 푸념안하시면 병걸려요 개인블로그신데 푸념하시면어때영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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